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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나는 투명노동자입니다…청소노동자 조영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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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공연대 댓글 0건 조회 379회 작성일 21-05-0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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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6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노동자가 있다.고 노회찬 전 의원은 2012년 당대표 (진보정의당) 수락연설에서 매일 새벽 6411번 첫 차를 타고 서울 강남의 빌딩으로 향하는 청소 노동자들을 ‘투명노동자’ 라 불렀다. 이들은 사무직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빌딩을 쓸고 닦아 빛을 내지만 세상에 보여지지 않는 존재였다.노 전 의원이 투명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외친지 9 년이 지난 현재, 그들의 처지는 나아졌을까. 노동자의 날을 앞두고 <한겨레> 는 전국 곳곳의 ‘6411 버스의 투명노동자’를 찾았다.



 

제주대 공대2호관 201호에서 만난 조영심(56)씨의 손엔 빗자루, 쓰레받기, 행주가 들려있다. 그의 손은 바지런히 강의실 책상과 바닥을 훑는다. “코로나 때문에 방역이 중요해져 여러 번 쓸고 닦아요.” 조씨는 2010년부터 제주대학교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조씨의 출근 시간은 오전 7시30분이다. 오후4시30분 퇴근하기까지 그가 청소하는 공간은 강의실 2개, 화장실 4개, 5개 층 복도다. 하루 2,3번 그 공간을 쓸고 닦는다. 화장실은 특히 금세 더러워져 손이 더 많이 간다. “담배꽁초와 휴지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요.”

점심 식사 후 잠깐 쉬는 시간 빼고는 온종일 5개 층을 오르내리며 청소를 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등교하는 학생이 줄어 일이 조금 수월해지기는 했다.





조씨가 강의실 바닥을 쓸고 있다. 코로나 19로 방역이 중요해져 여러번 쓸고 닦는다. 박종식 기자


 

학생들을 보면 자녀가 떠올라 더 열심히 하게 된다. 하지만 조씨의 마음처럼 학생들이 학교건물을 쓰는 건 아니다. “일부 학생이긴 하지만 ”깨끗이 써달라“고 이야기하면 힐끔 쳐다보고 무시하기도 하죠. 그럴 때면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청소 중 마주치면 ‘고생하십니다’라고 깍듯이 인사한다. “한 사람의 노동자로 인정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조씨는 말한다.

“처음엔 1년마다 재계약을 했어요. 재계약할 시기가 되면 ‘혹시나 잘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됐죠.” 용역업체 소속으로 일을 시작한 지 8년이 지난 2018년 3월에야 조씨는 정규직이 됐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정부 지침 덕이었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뒤에야 정년을 보장받았고, 연차도 쓸 수 있게 됐다. 학생들에게 보이지 않게 눈치를 보며 쉬던 휴식시간도, 이젠 휴게공간에서 동료들과 짧지만 소중한 휴식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학교 직원들이 부르는 호칭도 ‘아줌마’, ‘아저씨’에서 ‘선생님’으로 바뀌었다.




조씨가 책상을 닦고 있다.


 

하지만 조씨와 같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청소노동자는 많지 않다. 제주대와 같이 공공부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청소노동자들은 여전히 용역업체 소속으로 부실한 처우와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부천시 비정규직 근로자 지원센터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부천지역 청소노동자 187명 중 87.6%가 용역회사 소속으로 계약서도 없이 최저임금 시급(8,590원)보다 낮은 월 평균임금 126만8,000원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일제 노동을 시간제로 대체해 근로시간을 일방적으로 단축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또 아시아나케이오(KO), 엘지트윈타워의 사례와 같이 너무도 쉽게 청소노동자들이 일터에서 내쫓기고 있다.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았다면 엘지트윈타워나 아시아나케이오 청소노동자들처럼 되지 않으리라는 법이 있을까요.” 조씨는 안도와 비통함이 섞인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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